심장이 분당 60회 미만으로 뛰는 상태, 즉 서맥성 부정맥(Bradyarrhythmia)을 방치하면 몇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병동에서 15년을 보낸 제게도 이 사실은 언제나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약 한 방울, 주사 속도 하나에도 손끝이 떨리던 그 시간들이 아직도 선합니다. 서맥성 부정맥, 왜 이렇게 조심해야 할까요?부정맥(Arrhythmia)이란 심장 박동이 규칙적이지 않은 모든 상태를 가리킵니다. 여기서 부정맥이란 단순히 '맥이 불규칙하다'는 뜻이 아니라, 심장이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는 리듬 자체가 무너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정상 맥박은 분당 60~100회이고, 이보다 느리면 서맥, 빠르면 빈맥(Tachycardia)으로 구분됩니다.가장 큰 원인은 노화입니다. 나이..
병원에서 15년간 일하면서 환자 문진을 수도 없이 해봤습니다. 그때마다 가장 자주 듣는 과거력 중 하나가 바로 심장 스텐트 시술입니다. 처음엔 저도 몰랐습니다. 이게 이렇게 흔한 일인지. 외견상 멀쩡해 보이는 50대 남성이 "몇 년 전에 관 하나 넣었어요"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걸 반복해서 듣다 보면, 급성 심근경색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게 뼛속까지 와닿습니다. 심장이 조용히 망가지는 이유 — 동맥경화와 혈전의 메커니즘급성 심근경색이 무섭다고들 하지만, 정작 왜 그 병이 생기는지 정확히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부릅니다. 이 혈관은 30~40대부터 이미 노화가 시작되고, 혈관 벽에 지방이 쌓이는 동맥경화가 서서히 진행됩니다. 동맥경화란 혈관 벽이..
환절기만 되면 아이 넷의 코가 한꺼번에 막히기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비염은 약 한 번으로 끝나는 병이 아니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맞서야 하는 긴 싸움에 가깝습니다. 콧물, 코막힘, 수면 방해까지 이어지는 이 증상이 왜 생기는지, 생활 속에서 실제로 효과를 본 관리법은 무엇인지 제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봤습니다. 비염은 축농증 원인, 코막힘이 이렇게까지 심해질 줄은 몰랐습니다밤마다 두세 시간 간격으로 코를 풀어야 하고, 그래도 시원하지 않아서 다시 입으로 숨을 쉬다가 입이 바짝 말라 눈을 뜨는 상황. 이게 심한 코막힘의 현실입니다. 저도 환절기면 아이들 방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와 마음이 철렁했는데, 막내가 훌쩍이기 시작하던 날 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코막힘이 단순히 불편한 수준을 넘어서..
올해 들어 국내 매독 환자가 1,300명을 넘어섰습니다. 솔직히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심장내과에서 근무하며 성병검사를 함께 진행하던 시절, 성병검사를 하기 위해 방문한 환자를 꽤 많이 만났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동아시아 전역에서 매독이 다시 확산하고 있는 지금, 이 질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동아시아 확산, 왜 지금 다시 매독인가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매독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매독 환자 수는 1,3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이 중 해외유입으로 분류된 환자만 121명이고, 서울시 자료에서는 해외유입 감염병 8..
올해 국가건강검진 대상 연도가 돌아왔습니다. 유방암 검사를 앞두고 엑스레이만 찍으면 충분한지, 초음파까지 따로 추가해야 하는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정말 많이 봤는데, 막상 제 차례가 되니 저도 정확한 기준이 헷갈렸습니다. 한국 여성의 80% 이상이 해당된다는 치밀 유방, 그 의미와 검진 방법을 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치밀 유방이란 무엇인가 — 유선 조직이 많다는 것의 의미치밀 유방(Dense Breast)이라는 말을 검진 결과지에서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무슨 병이 생긴 건가 싶어서 살짝 긴장했습니다. 여기서 치밀 유방이란 유방 내부에 지방보다 유선 조직이 더 많이 분포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질병이 아니라 유방 구성의 특성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유방 엑스레이(..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이 부지런함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게 맞는 걸까요? 뇌경색과 뇌출혈은 새벽과 아침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저는 할아버지를 뇌출혈로 잃었고, 병동에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곁에서 봐왔습니다. 그 경험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뇌혈관이 가장 취약한 시간, 아침 기상 직후혹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앞이 살짝 흐려지거나, 순간 어지럼증을 느낀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게 단순히 잠이 덜 깬 탓이라고 오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병동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달랐습니다. 그 증상은 뇌 혈류가 순간적으로 부족해진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잠에서 깨는 순간,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부교감 신경에서 교감 신경으로 통제권을 넘깁니다. 부교감 신경이..
솔직히 저는 암이 '운이 나쁜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가장 친한 지인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암은 결국 노화와 세포 복제 오류가 쌓이는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현대 의학이 그 틈을 얼마나 좁혀가고 있는지를 이제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암은 왜 생기는가 — 유전자 돌연변이와 유방암의 현실제가 처음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가장 당황했던 건, 암이 공룡 화석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수억 년 전 생명체에게도 암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이게 특정 현대인의 문제가 아니라 다세포 생물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숙제라는 뜻이었습니다.암의 출발점은 유전자..
폐경 이행기는 생리가 완전히 멈추기 수년 전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저도 40대에 접어들면서 예전과 똑같이 먹는데 왜 복부에만 살이 찌는지 의아했는데, 이게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호르몬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폐경 이행기의 단계별 증상과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대처법을 정리했습니다. 폐경 이행기 때 호르몬 변화가 만드는 10가지 신호폐경 이행기(Perimenopause)란 폐경 전 수년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불규칙해지는 과도기를 말합니다. 여기서 에스트로겐이란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으로, 체온 조절·감정·수면·뼈 건강까지 전신에 관여하는 핵심 물질입니다. 이 시기는 초기와 후기로 나뉘는데, 초기에는 생리 주기가 7일 이상 들쭉날쭉해지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롤러..
아이가 수족구를 한 번 앓고 나면 당분간은 괜찮겠지 싶어 한숨 돌렸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또 입안에 수포가 생겼습니다. 제가 직접 겪었습니다. 넷째 아이를 키우며 아이 질병엔 이제 베테랑이라 자신했던 40대 중반의 저도, 수족구 재감염 앞에선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원인부터 관리법까지, 헷갈렸던 것들을 이 글에 정리했습니다. 수족구병 , 재감염이 왜 되는걸까요첫째부터 셋째까지 키우면서 저는 줄곧 '수족구는 한 번 걸리면 한동안은 면역이 생긴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막내가 완치된 지 채 한 달도 안 돼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또 수족구예요"라고 하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수족구병의 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와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식단도 신경 쓰고, 소화기 증상 하나 없는데 설마 뭔가 나올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40대에 접어들며 국가건강검진 대상자가 되었고, 반신반의하며 대장내시경을 추가로 신청했다가 용종 2개를 즉시 절제했습니다. '건강에 자신 있다'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 이번 경험이 제대로 가르쳐 줬습니다. 대장내시경 용종 발견 — 증상 없다고 안심했던 제가 틀렸습니다검사 전날까지도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주 3회 이상 운동하고, 패스트푸드보다 한식 위주로 먹는 편이었고, 배변에 불편함도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시술실에서 깨어나 의사 선생님 앞에 앉으니, 화면 속에 선명하게 찍힌 용종 사진 두 장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